대구 염색산업단지 황산가스 누출… 안전문자 발송 안해

대구 황산 유출 사고... 피부 화상, 암 일으킬 수 있는 화학물질

대구 서구 비산동 염색산업단지에서 '황산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관할 지자체의 소극적 대처도 도마 위에 올랐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13일 오전 8시46분쯤 염색산단 내 공동하수폐수처리장에서 황산이 누출됐다. 인근 주민들은 '황색 연기가 올라온다'며 소방에 신고했다. 소방당국은 인력 91명과 차량 35대 등을 투입해 안전 조치에 나섰다.

이날 누출된 황산은 1~2t가량으로 추정된다. 저장 탱크에 황산을 주입하는 과정에서 일부 황산이 넘치며 발생했다. 황산은 외부로 방출되지 않고 폐수처리시설로 옮겨졌는 데, 이 과정에서 대기로 누출됐다는 게 소방·환경당국 설명이다.

황산 누출은 이날 오전 9시30분쯤 소방당국이 저장 탱크 벨브를 잠그면서 멈췄다. 다행히 공장 직원 등 23명이 대피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 관계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황산은 흡입할 경우, 화상을 입게 된다. 특히 눈과 호흡기 점막 등에 큰 손상을 입히는 물질이기도 하다. 문제는 황산 연기가 누출되면서 시민 불안 신고가 빗발쳤음에도 서구청은 아무런 안전 조치·안내 등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권오상 서구 부구청장은 "소량의 황산이 누출됐지만 민가와 떨어져있고 유해성이 낮다고 판단해 안전 문자를 보내지 않았다"며 "즉시 안전 문자를 발송했어야 하는데 판단이 미흡했다. 추가적으로 안전사고 대응과 관련 조례를 점검하겠다"고 해명했다.

황산 가스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황색 연기가 대기로 누출되면서 불안감을 느낀 시민들의 119 신고가 여러 건 접수됐다. 사회SNS에도 목격담과 사진, 영상 등이 잇따라 게시됐다. 서구 주민들은 “이상한 냄새와 연기가 났는데 대구시나 서구청으로부터 안전 안내 문자 한 통이 없었다”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몸에 안 좋을 거 같은 연기 색깔이다”, “예전에 구미 불산 누출도 있었는데 인명 피해 없었으면 좋겠다”,“톤 단위면 엄청 심각한 거 아닌가” 등의 글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