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의료용품 제조업체인 쓰리엠(3M)이 미군에 납품한 불량 귀마개 탓에 55억 달러(약 7조3천억 원)에 달하는 보상금을 내야 할 처지가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3M의 불량 귀마개 때문에 청력을 상실한 피해자들이 제기한 집단 소송에서 이 같은 내용으로 양측이 최종 합의를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가 된 귀마개는 지난 2008년 3M의 자회사가 된 '에어로 테크놀로지'의 소음방지용 제품이다.
엔진 폭발음 등 큰 소음을 차단하면서도 대화 등 작은 소리는 들을 수 있도록 개발된 특수 디자인 때문에 비행장 등 소음이 심한 곳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에게 지급됐다.
그러나 이 제품에서는 착용 후 시간이 지나면 느슨해지면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는 결함이 발견됐다.
문제가 공론화된 지난 2018년 이후 3M과 자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이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파병 당시 3M의 귀마개를 사용했다가 청력을 상실한 제대군인 2명이 플로리다 연방법원에서 1억1천만 달러(약 1천460억원)의 보상을 받기도 했다.
3M에 대한 집단소송에는 30만 명의 피해자가 동참했다.
당초 3M이 지급해야 할 보상금이 최대 150억 달러(19조9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협상 과정에서 보상 규모가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귀마개를 개발한 3M의 자회사 에어로 테크놀로지는 지난해 파산보호를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앞서 3M이 거액의 합의금을 지불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3M은 지난 6월 발암성 오염물질 '과불화화합물'(PFAS)이 미국의 상수도 등 수질을 오염시켰다며 자사에 제기된 소송과 관련해 103억달러(약 13조 6279억원)의 합의금을 내기로 한 바 있다.
PFAS는 자연에서 분해되지 않는 특성 탓에 '영원한 화학 물질'로 불리는 발암성 오염 물질이다. 이 물질은 각종 생활용품부터 자동차, 반도체 등 산업 전반에 광범위하게 사용돼 왔다. 그러나 암과 호르몬 기능 장애, 간 손상 등 인체에 문제를 일으키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특성 때문에 각국에선 사용 규제에 나서고 있다.
3M은 이 합의금을 앞으로 13년에 걸쳐 미국 전역의 상수도 수질 복원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3M 측 변호인은 "미 환경보호청(EPA)이 향후 3년간 요구할 (수질) 테스트에서 얼마나 많은 양의 PFAS를 탐지하는지에 따라 지급액이 최대 125억 달러(약 16조3000억 원)에 이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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